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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어

soliloquy 2010/03/06 00:03
앨범을 몇 개 다운받았다. 물론 돈을 내고 받는다.
씨디는 못사더라도 불법으로 음원을 다운받지는 않는다. 내가 다운받는 음악을 만드는 이들은 예능이나 광고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니 그정도 값은 지불 해야 한다.

여튼, 이러고 저러고를 떠나 그 중 한 앨범은 대실패다.
너무 그지같다.

오늘 데낄라와 바텐더가 만들어 준 이름모를 칵테일을 마시고 친구들에게 부축받으며 집으로 오는 버스에 타 음악을 들었다. 실패한 음악을 지우며 생각했다.
얼마나, 얼마나 더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까.

당신이 전해주는 음악, 추천해주는 책과 문화생활에 익숙해져 뭐. 그렇다.
살아감에 있어 특별히 불편하다거나 큰일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속상해진달까.


오늘 조직개편 틀이 잡혔다.
우리 팀에 있거나, 그냥 퇴직 하거나.
월급 5개월치를 주며 희망퇴직을 받는데 우리팀은 해당사항이 없단다.
이번 조직개편은 타 팀을 없애기 위한 것이지 우리는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기에.
오히려 우리 팀으로 오고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니 나가려면 나가등가. 라는 식.

복잡한 마음에 술을 좀 마셨다.
이럴때 전화해 한숨쉬고 투정부릴 당신이 그립다.
나도 참 못됐다. 기쁘고 즐거울때 보다 고민하고 징징대고 싶을 때 당신이 떠오른다.
참 잘 맞춰줬는데 당신.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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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cidlin

4545

soliloquy 2010/01/10 20:37

생활의 변화라면 가장 큰 것은 연애를 시작했 다는 것 정도,
참 많은 일로 울기도 했고 웃기도 했으며 많은 한숨을 쉬었지만 결국 지금까지 진행중인 감정이라고는 이정도가 있겠다.

+
그는 내가 잠들때 까지 자신이 지은 동화를 들려 주었다.
대체로 어둡고 마음이 아픈 이야기었다.
주인공들은 늘 기죽어 있었고 어딘가 어두운 구석을 숨기며 살아갔다.
꼭 자기 자신 처럼.

"아 너무 우중충해. 결말을 이렇게 하자."
라고 투정부리며 이야기를 멋대로 수정하는 내 얘기를 들으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인생은 언제나 '블루'였다며, 네가 구원이라고.
자기의 동화를 고쳐 나가는 것 처럼 짙고 어두운 인생을 구원해 달라고, 그래야 한다고.

알았다며 나만 믿으라 큰소리 치던, 어렸던 나와 그리고..

이별 후 그의 블로그에 올라온 나에게 쓴 편지 덕에 나는 밤을 꼬박 새어 엉엉 울었다.
결국 그를 구원하지 못한 내가 미안하고 싫었다.
그럼에도 다시는 그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내 이기심이 미워 또 울었더랬다.

+
건조한 음성으로 '나쁜놈.'이라 말하는 그에게 어떠한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이젠 웃어주지도 않느냐는 핀잔에도 웃음 지을 수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당신에게는 난 참 나쁜놈이니까.

+
문득 밥을 먹다가 대화를 나누다가, 익숙한 길을 걷다가 스쳐가는 추억에 가만히 숨을 고르다
이내 그것 들에 감사를 한다.

소중한 추억 덕분에 나는 지금의 연애를 꽤나 잘 해나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의 과거 역시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과거 덕분에 그의 과거 역시 참 소중하다.

인연은 곧 '타이밍'이라는 나의 지론이 맞아 떨어진달까.

다만 가끔 들려오는 좋지 않은 소식에는 마음이 여전히, 계속 아프다.
싹뚝. 하고 잘라 버릴 수 만은 없는, 그들이 내게 지어보였던 표정과 건내었던 말들이 떠올라 조금 미안해 진다.

내가 없는 그들이 불행하기 바랬던 내 마음은,
이제 나보다 그들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진심으로, 나보다 그대가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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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cidlin

기억력

soliloquy 2009/08/16 14:19

나는 기억력이 좋다. 이 얘기를 들으면 내 주변 몇몇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네가 기억력이 좋긴 뭐가 좋아! 그때 그거 잊어먹었고, 그때 그건 까먹었고 블라블라" - 라며 반박하겟지만, 실은 난 기억력이 참 좋다.

하지만 그 기억은 편파적이다.(편파적이라는 표현이 맞으려나,)
거의 대부분의 사물 및 인간에게 관심이 없는 나는 모두가 기억하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해 그들에게는 "기억력 나쁜"사람일 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인 관심이 가는 것에 대한 기억력은 놀랍도록 정확하다. 나눴던 대화와 숨을 쉰 타이밍까지 기억한다.
 
그래서 몇 년 전 내가 열심히 하던 블로그에는 대화체 게시물이 많았고, 사람들은 어떻게 저 긴 대화를 다 기억하냐고 의심도 했었다. 내가 그 대화들을 창작했을 정도로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기억력이 의심의 대상이 된다는건 썩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그냥. 떠올랐다. 누군가와 나눴던 긴긴 대화와 한 마디를 내뱉고 짓던 표정, 한숨, 그리고 그에게 나던 은은한 향기와
어깨즈음 져있던 얼룩.
아주 오래전의 기억임에도 너무 생생해 스스로 기억력에 감탄했달까.ㅋ



어느 누구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여러가지의 것들에 무척 서운해 했었다.
날짜가 그게 아니라고, 나는 그때 그 것을 시키지 않았다고, 우리가 갔던 곳은 어디었다고, 그때는 몇 월이었다며 내 기억을 수정해 주었고 그 때 마다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나는 미안하지 않았다.
우리 관계에서 중요한 기억은 고스란히 예쁘게, 정확히 남아있어 내가 잘못 말하는 그 것들이 조금 틀리더라도 상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상황에 대한 중요도 인식은 각기 다르기 마련이고 그는 꽤나 서운했었던 것 같다.

그의 한숨이 참 깊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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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cidlin